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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코로나검사 모두가 지치고 날카로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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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을 자주 하진 않습니다.

그리 갈 곳이 많지도 않고 집돌이다 보니 외출이

잦지도 않습니다.

 

그러다 친구와 시간이 맞으면 잠시 만나

산책을 하거나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하는데....

 

시국이 시국인 만큼 사람이 많은 장소는 피해 다니고

웬만하면 뭐든 테이크 아웃을 하거나

술도 집에서 조촐히 둘이서 먹곤 하거든요...

 

그런데...

운이 없었는지 잠시 들러 약 한 시간 정도 머물렀던

카페에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지게 된 겁니다.

 

혹시나 해서 사람들이 모여있는 테이블보다

구석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좌석을 택했고

둘 다 마스크를 쓰고 음료를 먹을 때만 살자

내려서 마시곤 했는데...

 

문자가 왔더라고요...

그런데 참 염려스러운 건... 그 카페를 다녀온 지

일주일이 지나서 문자가 오니 난감하더군요.

 

일주일 동안 움직였던 동선이 있고

부모님 집에 가기도 했으며...

심지어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일도 하고 했으니 걱정이 앞서네요.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다고 하는 문자를 받자마자

인근 보건소를 향했습니다. 아침에 출근할 때 그 앞을

지나는데 긴 줄을 서있는 사람들이 떠올려지더라고요.

 

천명이 넘는 확진자 소식을 들으면서

줄 서서 검사하는 게 당연한가... 싶기도 하고..

 

더 늦기 전에 검사를 하러 보건소를 갔고 생각보다 긴 줄..

그리고 생각보다 더운 날씨...

그나마 장마철이다 보니 뜨거운 해는 아니었지만

후덥지근하며 높은 습도의 무겁고 답답한 공기는

긴 시간 대기하긴 힘들긴 했습니다.

 

서로가 사회적 거리를 두고 줄을 서다 보니

더 멀어 보이고 더 더디어 보이기도 했으며

여기저기 손부채질을 하거나 땀을 닦는 분들도

보이시고 제 등에서도 슬슬 땀이 나더군요.

 

조금씩 조금씩 줄이 줄어드는 가운데 거의 접수처에

다다랐을 때 어디선가 큰 소리가 들립니다.

한 아저씨가 뭐가 억울하셨는지

접수처 분들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치시더군요.

심지어 욕설까지 하신 듯합니다.

 

이때 검사대기줄에 계시던 한 아저씨분이

큰소리치시더군요.

여기 있는 모두가 오래 기다리고 있다.

소리치지 말고 욕하지 말아 달라.

 

아니나 다를까 큰소리치시던 아저씨는 

노발대발하며 네가 뭔데부터 온갖 욕설이

뿜어져 나옵니다.

 

주위가 순간 조용해졌고 모두가 그 두 분을 

바라보고 있었죠. 욕하지 말라던 그분도

욕설을 내뱉던 분에게 똑같이 욕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다 어쩌다 진정이 되고

다시금 거리를 두고 줄을 서 있는 사황이 왔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모두가 조용히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고 욕설을 하던 아저씨를 나무랐던 아저씨도

조용히 검사 줄에 서 계셨습니다.

 

이걸 지켜보고 있으니 만약 우리가 전쟁이 나서

또는 더한 질병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보다 더할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누군가에게 도둑맞은 듯한 코로나의 일 년을 보내고

이 년째 접어드는데도... 백신이 나와서 온 국민이 아니

전 세계 사람들이 접종을 하고 있는데도

확진자는 줄지 않고 늘고 있으며 점점 더 사람들은

지쳐가고 예민해져 갑니다.

 

집에 갇혀 살 수 없는 상황에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검사하러 온 이 순간이

큰 죄를 지은듯한 기분도 들고....

 

혹시나 해서 저와 같이 있었던 친구들에게도

사실을 알리고 혹시 모르니 검사를 받아보라

이야기까지 했습니다.

 

결과는 내일 나오는 거니 혼자 격리한 채로

집구석에서 반성 아닌 반성을 하고 있어야

겠나 봅니다.

 

얼마나 긴 코로나를 겪어야 할지

얼마나 긴 마스크를 품고 살아야 할지

얼마나 더 긴 사람 혐오증에 시달려야 할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되돌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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