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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경주 보문단지 벚꽃보고 아덴커피숖에서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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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벚꽃구경을 위해 경주를 향했습니다.

코로나로 어디 나가지 못해 답답해하시는

어머니와 함께 말이지요.

 

벚꽃 하면 경주 보문단지 아니겠습니까?

경주 시내에서 볼일 보고 밥 먹고

그리고 보문으로 이동했습니다.

 

때가 때인지라 비가 온 후여서 

벚꽃들이 많이 져 있더라구요.

핑크색보다 푸릇푸릇 잎이 돋아나기

시작한 게... 그거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뒷자리에서 창가를 바라보며

지나가는 벚꽃나무들을 조용히 

지켜보고 계셨죠. 전 조금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구요.

 

조금 더 달리다가 백미러로 뒷자리

어머니를 보았는데...

세상에.... 졸고 있어요..ㅎㅎㅎㅎㅎ

드라이브 가자고 해놓고선

졸고 있었어요. 아놔..ㅎㅎㅎ

혼자 빵 터져서 웃었네요.

 

경주 보문단지에 꽤 많은 분들이

산책하고 있더군요. 코로나 코로나

하지만 어찌어찌 우린 살아가는구나

싶었습니다. 물론 모두가 마스크 쓰고

서로 간의 거리를 유지하면서요.

 

 

오늘은 정말 맑았습니다.

날씨가 도와주니 어딜 보아도 

어딜 가도 죄다 따듯하고 멋있더라구요.

다리가 불편하신 어머니이기 때문에

걷기보단 적당한 곳에 앉아 경치를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적당해서 해가 중간에 걸렸어요.

보문호에 정면으로 저수지가 빛나더라구요.

정말 아름다운 경치였습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저곳에서 사진 찍고 웃으며 즐거워했습니다.

벚꽃은 거의 떨어져 나간 모습이지만

그래도 연분홍빛이 남아 있어서 

눈이 즐거운 건 말할 거 없구요.

그래도 저리 길게 벚꽃나무가 마지막까지

꽃잎을 부여잡고 지나가는 바람에 흔들리고

흐트러지게 꽃잎을 뿌려주니....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더군요.

 

어머니도 아무 말 없이 바람에 날리는

버드나무와 벚꽃을 지긋이 바라만 보고

계셨어요.

 

바람이 제법 불어서 조금 쌀쌀하길래

어머니가 커피 먹으러 가자 그러시더라구요.

근처에 아덴이라는 곳이 있길래 

그쪽으로 향했습니다.

 

참고로 저희 어머니 아메리카노 못 드세요.

쓴걸 돈 주고 먹는다고 싫다고.ㅎㅎㅎㅎ

늘 달달한 라테 종류를 드십니다.

 

아덴 내부입니다. 사람 진짜 많더라구요.

그래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자리에 앉아서

커피를 기다렸습니다.

 

수제로 바닐라로 만든 바닐라 라테인데...

라테아트가 ...ㅎㅎ 너무 ㅎㅎ

라떼아트 바라지 않고 갔는데 뭐 그래도

하트로 주셨으니 따뜻한 걸로~

 

많이 뜨겁지 않고 많이 달지 않으며

고소하면서 맛난 바닐라 라떼였네요.

어머니도 홀짝홀짝 잘 드시고.ㅎㅎ

근데 가격이 후들후들..... 밥 한 끼 가격...

 

전 사실 혼자 이런 곳 커피는 즐기지 않아요.

커피가 밥 한 끼 금액이라는 건 아직

제가 이해하기 힘든 것 중 하나.ㅎㅎ

 

커피 마시면서 어머니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할머니 이야기가 나왔어요.

아주 어릴 때 돌아가셔서 전 기억이 거의

없는데.. 참 좋은 신 분으로 기억합니다.

 

어머니는 할머니가 편찮으셨을 때

너무 형편이 어려워서 잘해 드리지 못한 게

제일 맘에 걸려서 가끔 그 생각하면

혼자 울기도 한다고 하네요...

그 이야기하시면서 눈이 빨게 지시더라구요.

 

"엄마"

할머니는 엄마 원망 안 해.

절대 할머니는 엄마 원망 안 해.

그렇게 잘하고 그렇게 마음 썼는데

없는 형편에 나름 보살펴 드렸는데

오히려 할머니가 엄마한테 미안해하실걸.

더 못해주고 더 보살펴주지 못해서.

 

"엄마 "

엄마도 내가 조금만 잘해도 

고마워하고 대견해하잖아.

별거 아닌데 흐뭇해하고 

누구나 하는 건데 대단해하고

 

나도 엄마가 내 곁에 없으면

똑같이 엄마처럼 미안해하겠지

좀 더 잘해드릴 걸 하면서 

후회하겠지....

 

그래서 난 시간이 나면

엄마랑 더 많이 보내보려고 해.

엄마가 먹고 싶은 거

엄마가 가고 싶은 곳

같이 하고 같이 보고 

그러려고 해.

 

"엄마"

아프더라도 너무 아프지 말고

내가 걱정되더라도 너무 염려 마

엄마가 그랬듯이

나도 잘 버티고 살아가고 있어.

 

 

 

고마워 엄마.

사랑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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